남아프리카 공화국 Republic of South Af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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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플레이어 골프 왕국, 남아공

남아공 남단 케이프 지역은 본래 네덜란드인이 이주하여 식민지를 세운 곳인데, 19세기 초 영국에 점령당하고 말았다. 케이프타운에 정착한 영국인들은 1885년 최초의 골프 코스 케이프 골프 클럽 (Cape Golf Club)을 결성한다. 이후 영국 마을마다 골프장 한 두 곳은 있듯이, 남아공에도 전 국토에 코스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당연히 세계 수준의 골프 코스들도 만들어졌다.

 

남아공에서는 2018년 골프다이제스트 미국 제외 세계 100대 코스 38위와 65위에 오른 팬코트 더 링크스와 레오퍼드 크리크, 아찔한 해안 절벽 위에 펼쳐진 페줄라, 매년 네드뱅크 골프 챌린지가 열리는 게리 플레이어 골프 클럽, 구릉을 오르내리는 몽환적인 아라벨라 등 남아공의 이국적인 풍광 속에 펼쳐진 놀라운 코스들을 만날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도 많다. 유명한 크루거 국립공원 옆 레오퍼드 크릭 골프 클럽에는 표범이 클럽하우스 앞 개울에 물을 마시러 나타난다. 여기서 북쪽으로 70킬로미터 떨어진 조그만 골프장에서는 2014년 플레이를 하던 청년이 물에서 볼을 건지다가 악어에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리조트 도시 썬 시티의 로스트 시티 골프 코스 3 13번 홀 옆에는 커다란 악어 수십마리가 입을 벌리고 있다. 물론 창살이 쳐져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남아공 골프는 게리 플레이어를 빼 놓고 논할 수 없다. 그는 메이저 9승 포함 통산 250승으로 잭 니클러스와 함께 현대 골프의 전설로 불린다. ‘게리 플레이어가 곧 남아공 골프라고 할 정도로 남아공 최고 코스들은 대부분 그의 작품이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유명 남아공 골퍼 어니 엘스 설계 코스들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팬코트 링크스 인근 우바이 (Ouvaii)가 그런 곳이다.


날씨에 관한 한 남아공, 특히 케이프타운을 비롯한 웨스턴 케이프 (Western Cape) 지역을 따라갈 곳이 없다. 해양성 기후 덕이다. 우리 겨울에는 맑고 건조하고 따뜻한 기후에 최고의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우리 여름이자 남아공 겨울인 7-8월에도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최고 기온도 요하네스버그는 25, 케이프 타운은 15도 정도로 덥지 않다. 비도 적다.


남아공의 면적은 한반도 다섯 배에 달한다. 케이프타운이 있는 서쪽 끝에서 수도 요하네스버그가 있는 동부 지역까지 거리가 1400킬로미터에 달해 전국을 육로로 이동하기에는 무리다. 대신 국내선이 아주 잘 발달해 있어서 주요 도시간은 비행기로 이동하면 된다.


여행은 케이프타운과 주변 코스들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일주일은 족히 걸리고, 동부의 요하네스버스를 통해 가는 썬 시티와 레퍼드 크릭까지 둘러보려면 열흘에서 2주는 잡아야 한다. 현지 물가는 저렴한 편이고, 특히 몇 개 코스를 제외하고는 그린피가 놀랍도록 저렴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남아공 주요 코스를 두로 경험하는 여행 루트로는 남아공의 동쪽 끝 크루거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레오파트 크리크 골프 클럽에서 시작해 케이프 타운까지 서쪽으로 이동하며 플레이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하네스버그로 입국해야 한다. 출국은 케이프 타운에서 하면 된다.


현지 치안 문제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민주화 상징 만델라 전 대통령 주도로 아파르트헤이트 (Apartheit)라 불리던 인종차별은 많이 해소되었지만, 흑백 간 경제 불평등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느껴진다. 대도시 외곽에는 가난한 흑인들이 거주하는 천막촌이 끝없이 이어진다. 나는 겁도 없이 가족을 태우고 직접 운전을 하며 코스들을 찾아 다녔지만, 여행 전문가가 아닌 한 가급적 여행사를 이용해서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하겠다.